퇴근 후 책상 앞, AI 다섯 개를 동시에 켜봤다 — 그날 밤 세 번 막힌 지점 전부 공개

■ 다섯 개의 창을 한꺼번에 켜야 했던 밤

그날 저녁, 책상 앞에 다시 앉으면서 오늘은 여느 때와 다르다는 걸 알았다. 지금까지는 도구 하나를 조심스럽게 붙여보는 정도였다면, 이날은 처음으로 역할이 다른 AI 세션 다섯 개를 동시에 켜보기로 한 날이었다. 전체를 총괄하며 실무까지 조율할 세션 하나, 그리고 재무·콘텐츠·개발·법무를 각각 나눠 맡을 실무 세션 넷. 계획은 며칠 전에 이미 종이 위에서는 깔끔하게 정리해 둔 상태였다.

문제는 종이 위의 그림과 실제로 손을 움직이는 일이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점이었다. 창을 하나씩 띄우면서 손이 몇 번이나 멈췄다. 이전 글에서 도구 하나 붙이는 데도 며칠이 걸렸던 걸 떠올리면, 다섯 개를 한 번에 켜겠다는 계획 자체가 조금 무모했는지도 모른다. 결국 그날 밤에만 세 번을 헤맸다.

어두운 방에서 화면 여러 개를 띄워둔 채 작업하는 뒷모습

■ 첫 번째 — 분명 있을 텐데 눈에는 안 보였다

새로 켜야 할 기능이 어딘가 독립된 메뉴로 따로 마련돼 있을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화면 구석구석을 뒤졌지만 그럴듯한 게 안 보였다. 결국 화면을 캡처해서 몇 차례 주고받으며 다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돌아온 답은 허무했다. 이미 눈앞에 떠 있던 "협업"이라는 탭, 그게 바로 찾던 기능이었다. 위치가 이상한 게 아니라 내 예상이 어긋났던 것뿐인데, 그걸 확인하는 데만 캡처를 세 번 주고받아야 했다.

■ 두 번째 — 서로 다른 두 화면이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믿었다

스마트폰으로 쓰던 채팅창과, 컴퓨터에서 새로 켠 세션이 자동으로 서로 연결될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한쪽에 뭘 적어 넣으면 다른 쪽에도 곧 반영되겠거니 하고 새로고침만 반복했다.

한참을 그러고 나서야 깨달았다. 둘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별개의 대화였다. 내용을 옮기려면 손으로 직접 복사해서 넣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겪은 세 가지 중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은 건 다른 무엇도 아닌 이 착각이었다.

■ 세 번째 — 창 두 개를 띄우라는데 하나도 못 띄웠다

작업 안내를 따라가다 보니 화면 두 개를 나란히 띄워야 하는 순간이 나왔다. 그런데 내가 쓰는 컴퓨터 환경에서는 그게 매끄럽게 되지 않았다. 이유를 찾아보려 했지만 그날 안에는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일단 하나씩 순서대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우회해 넘어갔다. 이 부분은 아직 원인을 밝히지 못해 계속 검토 중이다.

■ 그날 밤 헤맨 흔적을 정리하면

헤맨 순간짐작되는 원인그날 밤 처리
기능 위치를 못 찾음예상한 위치와 실제 위치가 달랐음화면 캡처로 확인 후 해결
두 화면이 자동 연동될 거라 믿음기기 간 자동 동기화 기능이 없었음내용을 수동으로 옮겨 해결
창 두 개 동시 실행이 안 됨사용 환경의 제약으로 추정(미확정)순서대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우회, 원인은 검토 중

■ 그래도 자정이 되기 전에 다섯 개 모두가 켜졌다

세 번째 헤맴을 우회로 넘긴 뒤부터는 이상하게 속도가 붙었다. 총괄을 맡은 세션이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나머지 실무 세션들도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날 실제로 보유하고 있던 대출 정보 일부를 정리된 기록에 반영했고, 처리해야 할 일 목록도 새로 갱신됐다. 자정이 되기 전, 총괄부터 법무 역할까지 다섯 개 세션이 전부 켜진 상태로 하루가 마무리됐다.

불 꺼진 방, 스탠드 불빛 아래 켜져 있는 자정의 책상

■ 오늘 적어두는 것

새 도구를 켤 때는 "여기 있을 것"이라는 내 짐작보다, 화면에 실제로 보이는 것부터 확인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기기 간 자동 연동은 기본으로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도, 옮길 내용은 손으로 옮긴다고 가정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 그리고 환경마다 안 되는 기능은 분명히 있을 수 있고, 그럴 땐 순서를 바꿔 우회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이날의 목표는 다섯 개 세션을 일단 켜서 돌아가게 만드는 것까지였다. 이게 실제로 시간을 아껴주는 구조인지, 아니면 또 다른 손이 갈 일을 늘리는 구조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지금 시점에서 확신할 수 있는 건 딱 하나, 켜는 것과 제대로 굴러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뿐이다. 며칠 더 지켜보면서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또 어디서 새로 헤매는지를 다음 기록에서 이어서 남겨볼 예정이다. 이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그 과정도 있는 그대로 계속 남겨볼 생각이다.

― 직탈랩 AI 실험 시리즈 ―

이 글은 시리즈 2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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