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만들기, 클로드 코드 활용해 장치 두 개부터 붙였다
■ 지난 글 끝에서 던진 질문, 거기서 다시 시작한다
지난 글 마지막에 나는 도구를 버리는 대신 제대로 다루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적어뒀다. 지난 글에서 겪었던 일들 — 완료했다는 보고를 믿었다가 텅 빈 파일을 발견했던 일, 어제 나눈 이야기를 다음 날이면 처음 듣는 것처럼 되묻던 일 — 을 지나고 나서야 "이걸 대체 어떻게 고쳐 써야 하나"라는 물음이 생겼다. 이번 글은 그 물음을 들고 검색창 앞에 앉았던 시간을 정리한 기록이다.
■ 검색창 앞에서 낯선 이름 넷과 마주쳤다
"AI 비서 만들기"라는 말을 처음 검색창에 눌러본 순간, 낯선 이름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하네스, 루프, 그래프 엔지니어링, 헤르메스 에이전트. 넷 다 처음 듣는 말이었고, 하나를 클릭하면 또 다른 용어 설명 페이지로 넘어가는 식이었다. 자막을 세 번씩 돌려봐도 흐름이 잘 안 잡혔다. "이걸 언제 다 익히나" 싶은 조바심이 먼저 올라왔고, 넷을 한꺼번에 이해하려던 마음은 금세 접었다.
■ 전부 붙잡지 않고 하나만 골라, 내 방식 하나를 얹었다
넷을 다 이해하고 시작하려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그중 하나만 붙잡기로 했다. 고른 건 하네스다. 풀어보면 "정해둔 범위 밖으로는 못 나가게 잡아주는 장치"에 가까웠다. 레일이 없으면 아무 데나 굴러가 버리는 장난감 기차에 레일을 하나 깔아주는 셈이라고 나 나름대로 이해했다. 여기에 내 나름의 장치를 하나 더 얹었다. 결과물을 다른 AI에게 다시 보여주고 이상한 곳이 없는지 훑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건 어디서 배운 이름이 아니라, 앞선 일들에 데이고 나서 내가 붙인 쪽에 가깝다. 지난 글에서 겪었던 그 태연한 오답도, 다시 확인하는 눈이 하나 더 있었다면 그렇게 그대로 넘어가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머지 용어는 필요할 때 찾아봐도 늦지 않겠다 싶어 일단 미뤄뒀다.
■ 역할을 나누다 보니 이름 없는 회사가 하나 생겼다
장치를 하나씩 공부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럴 거면 아예 역할을 통째로 나눠보면 어떨까. 그래서 머릿속으로 회사 하나를 차렸다. 사업자등록번호도 사무실도 없지만 자리 세 개는 정했다. 정리를 맡는 자리, 기록을 맡는 자리, 다른 둘이 한 일을 다시 훑는 자리. 그 자리에 사람 대신 AI를 하나씩 앉혔다. "설마 이게 되겠어" 싶으면서도 일단 앉혀봤는데, 아직은 서로 손발이 안 맞아 삐걱대는 날이 더 많다. 월급도 회식비도 나갈 데 없는 회사인데 야근만은 이미 정착됐다는 게 스스로 헛웃음 나는 대목이다.
■ 장치를 붙이기 전과 후를 표로 정리해봤다
| 붙이기 전 | 붙인 후 |
|---|---|
| 결과가 오면 의심 없이 넘어갔다 | 다른 AI를 한 번 거치게 만들어 봤다 |
| 무엇을 시켰는지 내 기억에만 의존했다 | 역할과 순서를 미리 정해 그 틀 안에서 움직이게 한다 |
| 맥락이 끊기면 매번 처음부터 설명했다 | 지난 결정을 남겨두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
| 하나의 도구로만 여겼다 | 나눠놓은 역할들이 작은 팀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
■ 아직 손대지 않은 것들은 검토 중으로 남겨둔다
루프와 그래프 엔지니어링, 헤르메스 에이전트는 여전히 손대지 않았다. 이름만 알아둔 채 필요해지면 그때 다시 찾아볼 생각으로 미뤄둔 상태이고, 지금은 검토 중이라는 말이 정확하다. 지금 붙여놓은 두 장치도 완성됐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검사를 맡은 AI가 오히려 다른 AI의 멀쩡한 결과를 잘못 짚어내는 날도 종종 있어, 그럴 때마다 한참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이런 날엔 "역시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 구조를 계속 붙잡고 있어도 되는 건지 의심이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래도 예전처럼 하나에게 전부 맡기고 무작정 믿던 때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 완성은 멀었지만, 다음 장치를 궁리하는 재미
이 가상의 회사가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는 나도 예측하지 못한다. 그저 하나씩 실험하며 지켜보는 단계일 뿐이다. 확실한 건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것들을 클로드 코드 위에서 실제로 붙여보는 이 과정 자체가, 요즘 퇴근 후 시간 중 제일 몰입되는 구간이라는 점이다. 다음엔 또 어떤 장치를 써보게 될지는 아직 나도 모른다.
― 직탈랩 AI 실험 시리즈 ―
이 글은 시리즈 4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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