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작업에나 무거운 AI부터 켰다가, 두 번 방향을 바꿨다
지금은 작업 성격에 따라 등급을 나눠 쓰지만,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두 번이나 방향을 잘못 잡고서야 지금 이 방식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세션 다섯 개를 나눠 쓴 이야기는 클로드 코드 세션을 여러 개 켜기 전에, 손에 쥐고 시작하면 좋은 것 세 가지에 남겨뒀다. 그 뒤로 세션을 계속 켜놓고 지내다 보니 등급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 들었을 땐 그냥 이름표 정도로 여겼다. 지금 생각하면 그 이름표 하나가 대답 속도와 품질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었는데, 그때는 그걸 눈치챌 이유가 없었다.
등급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세션마다 화면 어딘가에 지금 쓰는 등급이 작게 표시돼 있었다. 세 종류였다 — 가장 가벼운 등급, 그 위 중간 등급, 가장 무거운 등급. 세션을 켤 때마다 이름표를 하나씩 고르긴 했지만, 그게 대답 속도를 통째로 바꿔놓는 선택인 줄은 한참 뒤에야 알았다.
무거운 쪽부터 켰다 — 처음 든 생각
등급 이름만 보면 가장 위쪽 등급이 제일 든든해 보였다. 다 이걸로 맞추면 아쉬울 일이 없겠다 싶어서, 며칠 동안 켜는 세션마다 전부 그쪽으로 골랐다. 잡다한 파일 위치를 묻는 일도, 몇 줄짜리 메모를 정리하는 일도, 원고 한 줄을 손보는 일도 예외 없이 같은 등급이었다. 짐을 하나 들 때나 여러 개 들 때나 똑같이 제일 큰 가방부터 메고 나선 셈이었다. 가방은 크고 든든했지만, 매번 그 무게를 지고 다니느라 대답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급한 것도 아닌 일에 계속 시간을 붓고 있다는 걸, 며칠이 지나서야 알아챘다.
가벼운 쪽으로 넘어갔다 — 두 번째 착각
며칠을 그렇게 기다리다 지쳐 반대쪽 끝으로 넘어갔다. 세션 대부분을 가장 가벼운 등급으로 바꿨더니 대답이 눈에 띄게 빨라졌다. 뭘 찾는 일이나 같은 걸 여러 번 확인하는 작업은 이쪽이 확실히 더 나았다.
그런데 평지에서만 신을 요량으로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나섰다가, 길이 갑자기 험해지는 대목에서 발이 미끄러졌다. 원고 방향이 안 잡히거나 뭔가 이유를 짚어야 하는 순간마다, 가벼운 등급은 겉으로 보이는 답만 던져놓고 다른 길은 보여주지 못했다. 왜 이 문단이 이상하게 읽히는지 되짚어 달라고 했을 때도 표면만 훑고 지나갔다. 속도는 만족스러웠지만, 정작 풀어야 했던 문제와는 격이 달랐다.
지금은 작업 따라 나눠 쓴다
두 번 헛다리를 짚고 나서야 지금 방식으로 정착했다. 작은 물고기를 노릴 땐 가는 낚싯대가 낫고, 큰 물고기를 노릴 땐 굵은 낚싯대가 낫다는 걸 뒤늦게 배운 셈이다. 원인을 찾거나 애매한 판단이 필요한 일은 무거운 쪽에, 글을 쓰거나 정리하는 일은 중간 쪽에, 단순 조회는 가벼운 쪽에 맡긴다. 두 성격이 한 작업 안에 섞여 있을 땐 판단이 더 많이 필요한 쪽을 기준으로 삼는다 — 낚싯대를 반만 굵게 만들 수는 없어서다. 등급을 세션 도중에 자꾸 바꾸는 버릇도 그만뒀다. 낚싯대를 던지고 있다가 도중에 다른 낚싯대로 바꿔 쥐면 물고기가 놀라 도망가듯, 등급을 바꾸는 순간 그 앞에 쌓아둔 이야기가 흩어지는 느낌이었고, 결국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는 수고가 매번 따라붙었다. 등급은 세션을 켜기 전에 정하고, 그 세션 안에서는 웬만하면 유지하는 쪽이 지금은 편하다.
마무리
등급 사이에 정확히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비용은 얼마나 다른지는 이 글에서 확실히 말하지 못했다. 체감으로만 정리한 기록이라 사람마다, 맡은 일의 성격마다 기준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때그때 요금 구성이 달라서 아직 제대로 재보지 못했다. 몰랐을 때가 차라리 마음은 편했을지도 모른다 — 등급 이름표가 그렇게까지 중요한 줄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좀 더 신경 써서 골랐을 텐데. 그래도 지금은 짐 크기부터 가늠하고 그에 맞는 가방을 고르는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흘 걸린 설치 이야기는 클로드 코드 설치 후기에, 챗봇과 뭐가 다른지 헤맸던 기록은 넘어간 지점만 모아 다시 본 편에 써뒀다. 워드프레스 쪽 정리본은 AI 에이전트, 챗봇과 뭐가 다른가에 따로 있으니 궁금하면 그쪽도 열어보시라.
✍️ 글쓴이
두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이다. 월급 밖에서 뭘 더 할 수 있을지 궁리하다가 AI 도구를 붙들게 됐고, 헤매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 남긴다. 잘된 것만 골라 쓰지 않고, 막혔던 과정도 그대로 적는다. 확인이 안 된 이야기는 확인 안 됐다고 밝힌다.
※ 속도·품질 차이, 맥락 단절처럼 이 글에 적은 등급별 특성은 Anthropic이 공개한 안내와 직접 겪은 경험만으로 썼다. 가격·세부 성능 수치는 요금제마다 갈리는 값이라 다루지 않았다.
#직탈랩 #AI등급 #AI실험기록 #클로드코드 #직장인부업
댓글
댓글 쓰기